- 나를 소설가라고 여기지 않으면, 감정적으로 불안하다. 나를 정의하는 일이 못 견딜만큼 고되다고 해도, 3음절의 단어를 떠올리면 위로가 된다. 사실 나는 소설가로서 행동하지 않고 그렇게 살아오지도 않았다. 하지만 로마 호텔 발코니에서 소설을 구상하고 있던 무라카미 하루키와 나의 이미지를 겹치는 일에는, 쾌재를 부르며 흔쾌히 그렇게 한다. 쉽게 여긴다. 카프카, 이상, 페렉, 아름다운 이름들 옆에 내 이름을 놓는다. 이러고서는 마음이 놓여 “나는 소설가야.” 되뇌인다.
조만간 일 다운 일을 맡는다. 나랑 정반대 성격의 노동이다. 걱정하느라 병원 신세를 지내기 시작했다. ‘불안’이라는 테마는 내 인생 전반을 두드리고 있는 테마이다.